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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은 하늘에서 오고, 땅에서 울려 퍼진다 – DMB의 과거와 미래

정진한 2006. 5. 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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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은 하늘에서 오고, 땅에서 울려 퍼진다 – DMB의 과거와 미래

2000년대 초반, 우리는 손 안의 작은 화면으로 생방송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뉴스 속보를 보고, 고속도로에서 흐르는 라디오를 끊김 없이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당시에는 신기한 일이었다. 그 중심엔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라는 기술이 있었다. 그리고 그 DMB는 하늘(위성)과 땅(지상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전파를 뿌리고 있었다.

위성 DMB는 말 그대로 하늘 위 인공위성을 통해 방송을 송출한다. 고속 열차나 차 안에서도 수신률이 높았고, 전국을 하나의 주파수망으로 덮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 대신 고가의 위성과 전용 수신기가 필요했고, 대부분은 유료 서비스였다.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대중적이지 못했던 기술’, 위성 DMB는 그런 운명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지상파 DMB는 우리가 익숙한 방식이었다. 기존 방송국에서 전파를 쏘고, TV나 휴대폰에서 그것을 받는 방식이다. 서울의 관악산 송신소에서 전파를 발사해 수도권에 전해지고, 각 지역은 자체적인 송출망을 갖추며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무료라는 장점과 친숙한 방송 포맷 덕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인터넷 스트리밍의 물결은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깊숙이 우리 일상을 바꿔놓았다. 지금은 유튜브,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과 같은 OTT 플랫폼이 주류이고,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볼 수 있다. 선택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DMB가 등장할까?

나는 이렇게 상상해 본다.

미래의 DMB는 더 이상 ‘방송’이라는 말로만 정의되지 않을 것이다. 5G, 6G 네트워크 기반의 초지능형 스트리밍 플랫폼이 되어, 단말기를 가리지 않고 실시간 교통·재난·건강 정보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음성명령으로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고, 인공지능이 취향을 학습해 뉴스, 예능, 강의 등을 자동 큐레이션 해줄지도 모른다. 실시간성은 유지하되, 그 형식은 완전히 새로워질 것이다.

과거 위성과 지상에서 따로 전파를 쏘던 시절이 있었다. 각각의 기술은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을 넓히려 했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이동 중에도 멈추지 않는 방송의 시대를 경험했다.

앞으로는 하늘과 땅을 넘어, 우리의 손 안에 우주 전체가 들어오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때에도 누군가는 DMB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때는 방송이 하늘에서 오고, 땅에서 울려 퍼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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