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재료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못 먹는 게 있는 게 아니라 먹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선조들은 먹는 방법을 이미 알았다. 자연과 식재료를 이해하고 (조리 기술에) 접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곰탕엔 ‘뼈의 진실’이 드러나야 한다. 뼈를 오래 끓이면 순수한 게 나온다. 그것을 그릇에 담고 꽃 하나만 띄우면 된다. 식탁은 그 민족의 철학이 이어져 온 것이다. 끼니마다 그 철학을 먹는 것이다. 우리는 나눔 문화다. <밥정>도 나누는 것에 대한 얘기다.”
“편안하게 나누는 것이다. 옛날 어머니들은 ‘밥 먹었나’ 소리부터 했다. 어려웠던 시절 (우리는) 자주 굶었다. 어머니는 자식의 주린 배를 채워주고 싶은 이다. 그런 분들의 음식을 많이 얻어먹었다. 이제 그걸 갚기 위해 밥을 짓는 것이다. 혼밥 시대라고 하는데 밥상에서 정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
쉬운인생은 없다.
산당 임지호는 밥을 짓는 사람이다.
그의 밥은 묘한 맛이 있다.
이샌의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그리고 무엇보다도 삶의 진한 맛이 있다.
산당 임지호는 정을 빚는 사람이다. 그는 세상 모든 이들에게 밥을 해준다.
부자도 권력자도 유명인도 그의 밥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의 밥 짓고 음식 만드는 손길이 끝끝내 닿는 곳은 세상의 그늘이다. 세상 그늘에 있는 이들에게 내어놓는 임지호의 밥.
오늘도 그의 어머니 같은 땅을 딛고 그 땅에서 나오는 온갖 것으로 밥을 짓는다. 그 밥을 먹으면 너 나 할 것 없이 함께 웃고 울게 된다. 그것이 임지호가 만드는 밥의 힘이다.
조선일보 칼럼니스트, 컬처 엔지니어 정진홍
https://www.youtube.com/watch?v=LDIYOB4fj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