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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휴대폰 불량 획기적으로 감소…밀수품도 1분만 적발
세계 톱5와 어깨 나란히…2030년 매출 2500억 달성 목표
(수원=뉴스1) 조현기 기자 | 2020-11-01 12:00 송고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서 불량을 확실히 잡겠습니다. 제품은 점점 작아지고 복잡해집니다. 저희 기술이 점점 더 많이 쓰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쎄크 본사에서 만난 김종현 대표의 말이다. 자동화설비사업에서 출발해 국내 유일하게 X-ray 발생장치를 활용해 산업용 검사장비를 생산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그는 30주년을 맞은 쎄크의 미래에 대한 비전도 내놨다.
◇ 왜 하필 X-Ray?…"앞으로 엑스레이 필요한 곳 늘어날 것이란 '확신'"
사실 쎄크는 X-ray와는 거리가 먼 기업이었다. 쎄크는 지난 1991년 창업 당시부터 10여년 동안은 '자동화설비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김종현 쎄크 대표는 10여년 동안 공장의 생산라인을 지켜보면서 제품과 부품들이 점점 소형화되고 있는 추세를 느꼈다. 특히 반도체와 휴대폰 등 전자제품 생산 라인에는 납땜이 사라지고, 부품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초소형화 되는 등의 변화를 느꼈다.
그리고 생산라인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제품과 부품이 소형화됐지만, 검사할 수 있는 능력은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광학 제품을 비롯한 기존의 검사 장치로는 초소형 및 복잡한 제품들의 불량을 제대로 검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김종현 대표와 쎄크는 지난 2000년대 초반 그동안 개척되지 않았던 E빔(Electorninc Beam)을 활용해 검수 시장에 진출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동안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지만, 앞으로 제품이 점점 더 소형화 및 복잡화되면 관련 시장이 크겠다는 판단 아래 과감히 진출은 선언한 것이다.
쎄크는 지난 2019년 기준 매출액 348억원, 현 임직원 수 178명에 이르는 강소기업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노비즈협회'의 이노비즈기업(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특히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하는 '소부장 강소기업 100'으로 선정되면서 정부로부터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실제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 14%, 전체 인원의 40% 이상 R&D 관련 인력 등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쎄크는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용 X-ray 검사장비(X-ray 발생장치·4-High AXI) △선형가속기(LINASEC) △탁상형 주사전자현미경(Tablestop SEM)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생산중인 대부분 관련 제품들은 세계 톱5인 미국·독일·일본·중국·스위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 생산 라인 '마지막 보루'라는 사명감…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핵심 산업 제품 불량률↓
쎄크가 보유한 기술은 이름도 어렵고, 복잡하고 어려워보인다. 물리학, 광학, 전자공학, 의학 등 여러 학문과 기술이 융복합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원리를 알고 나면, 간단명료하게 쎄크의 사업과 방향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E빔을 활용해 순간적으로 특정 물질에 힘을 주면, 방사선 X-ray가 발생한다. 그리고 발생한 X-ray를 활용해 빠르고 정밀하게 제품 내부를 검수할 수 있다. 관련 기술을 응용하면 반도체, 자동차, 선박, 방산제품 등 거의 대부분의 산업 제품들을 검수할 수 있다. 심지어 항만·공항에 쎄크의 기술을 활용하면 컨네이너 1개당 1분 이내 거의 완벽하게 밀수품을 적발할 수 있다.
김종현 대표는 "광학 기술의 한계를 E빔을 사용해 극복해 보고 싶어 사업을 시작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쎄크의 기술을 활용해 불량률을 대폭 줄이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자동차, 휴대폰 등에서 전지나 내부 부품이 폭발해서 화재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쎄크 기술이 산업 현장에 들어가면) 불량률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구체적인 예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전후 휴대폰 폭발사고 빈도를 들었다. 그는 "갤럭시노트7이 폭발사고의 여파로 단종됐다"며 "삼성전자가 당시 내놓은 대책 중 한 부분이 엑스레이를 통해 전수 검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삼성전자에서 생산한 휴대폰의 폭발사고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쎄크는 검사장비를 구성하는 X-ray 발생장치(Tube)를 2006년 국내 최초 개발했다"며 "현재까지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쎄크는 2D를 넘어 3D를 촬영할 수 있는 기술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 '쎄크 30주년'…김종현 대표 "2030년까지 매출 2500억원, 세계 톱5 달성"
김종현 대표는 이날 3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계획과 목표·비전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혔다.
김 대표는 "쎄크는 다음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한다. 축적한 우수 기술을 바탕으로 전치가용 배터리 및 자율주행자 전장 부품 등의 미래자동차 안정성 확보에 기여하고 싶다"며 "이 밖에도 선형가속기를 활용한 암치료기 및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불법 비행체 방어시스템 등 신규 사업을 지속 확장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또 "2021년 800억, 2022년 1000억원, 2030년 2500억원 매출을 달성하려고 한다"며 "Varex(미국), Canon(일본), Siemens(독일) 등 선진 기업을 뛰어넘는 X-ray 관련 부품·장비 업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려고 한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어느 기업도 E빔을 활용해서 이처럼 사업하는 기업이 없다. 사실상 X-ray 관련 부품·장비 업계의 대한민국 유일한 기업으로서 '국가대표'라는 자신감을 갖고 세계의 유수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정부와 언론을 향해 관련 기술과 산업에 대해 관심을 호소했다. 20여년 동안 업계에서 어렵게 생존하면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발전시켰지만,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생태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민의 세금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정부와 조달청이 가격적인 부분을 신경을 안 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기술력은 중국산보다 훨씬 뛰어난 것은 이미 정부도, 업계에서도 알고 있다. 정부에서 소·부·장을 육성하고 관련 산업에 신경써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관련 산업 생태계가 자리잡을 수 있게 조금 만 더 신경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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